<남정집 단국대학교 행정법무대학원 초빙교수>
‘큰 정부, 작은 시장’이라는 케인지안적 사상에 기인한 서구의 복지국가들이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복지국가는 오히려 복지예산의 팽창으로 인한 복지병 초래, 실업률의 증가, 경제성장률의 둔화로 인한 공공재정의 구조적 위기로 인한 비효율성을 초래했다.
또한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큰 정부는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정부실패나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정부실패를 치유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협치(協治)에 기반 한 거버넌스(governance)이론이다.
전통적 국정관리가 국가중심인 데 비해 그 이후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가－시장의 네트워크가 중시돼 왔다. 최근에는 국가와 시장에 이어 시민사회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시장－시민사회의 협력을 통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국정관리시스템이 강조되고 있다.
거버넌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NGO, 민간단체 등의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때 중앙정부는 기본적으로 동등한 입장에서 전체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의 통일준비운동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역대정부에서는 통일준비가 일방적으로 중앙정부가 주도함으로서 다양한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아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 실제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피부에 직접 와 닿지 않았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폐단을 치유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일준비운동의 지방화를 통한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1961년 지방자치가 중단된 이후 30년이 지난 1991년 지방의회만 구성하는 반쪽짜리 지방자치를 시행하다가 1995년 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됨으로써 올해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시행한 지 어느덧 24년이 되는 중년기에 접어들고 있다.
때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히도 박근혜정부가 금년 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식에서 ‘풀뿌리 통일준비운동’을 역설하였다는 점이다. ‘풀뿌리 통일준비운동’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에서부터 출발하여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부여되어 있다.
풀뿌리 통일준비운동을 구축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첫째, 통일준비의 지방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는 통일준비를 담당할 중앙정부의 통일부와 같은 부서가 없으며 이로 말미암아 통일 관련 기관이나 단체 간에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도적으로 통일업무를 관장하는 부서를 신설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독점형태에서 탈피하여 중앙정부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지방정부, 기업, 시민단체의 참여를 통한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정보의 공유를 통해 통일준비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하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차원에서 교류협력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중앙정부차원에서 전면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지방정부나 시민단체가 보완재 역할을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1999년 제주특별자치도가 북한에 감귤 100톤을 지원한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하여 남북간 호혜적 이익추구는 물론 신뢰를 토대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공고히 다져야 한다.
(후략)
출처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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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18-01-16 1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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