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성
병신년 새해를 맞으면서 통일을 바라는 마음은 분단 속에 살아가는 7천만 겨레의 한결같은 소망이다.
하지만 올해도 북한의 핵도발로 통일에 대한 기대는 밝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높다. 핵도발로 남북관계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권의 안정과 장기집권 구도 강화
지난해 연말 중국 공산당 연구소에 나온 2016년 한반도 정세분석에서도 통일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정세가 통일을 수용할 수 없는 여건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올해 집권 5년 차를 맞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비서가 주도하는 국정구도 전반이 정권안보를 안정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는 점에서 통일문제는 실용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정은 체제는 지난 4년간 정권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집권 초기에 2인자 장성택 처형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혁명적 공포정치로 군부를 장악하면서 정권기반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다. 이후 군·당·정무원 200여 명의 고위급 인사들의 숙청과 처형으로 인한 공포정치가 정권안정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이다. 또한, 식량난과 인권유린으로 인한 주민들의 사상적 일탈현상과 반발기류가 정권안보의 위기로 작용했던 민심도 많이 안정됐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의 젊은 패기정치로 표현되는 신사고 정책으로 주민들이 장마당을 비롯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논리에 적응하며 자립경제 생활영역을 넓혀준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해 추석을 기해 북한 정권수립 이후 최초로 단행된 일률적 보너스 제공은 김정은 정권기반의 안정적 구축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김양건 당 비서의 사망을 계기로 혁명 1·2세대 시대를 마감하고 김정은 친위세력으로 권력을 구축할 것이다. 특히 핵무기에 이어 수소폭탄까지 보유했다는 국가안보의 패권주의가 주민들의 불안감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김정은이 1월 6일 예상을 뒤엎고 4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은 장기집권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다.
UN을 비롯한 국제적 반발과 제제를 감수하면서까지 핵실험을 단행한 배경이 바로 대내적 정권 홍보용이라는 관측이다. 밖으로는 수소탄 핵보유국 위상을 높이고 안으로는 정권의 안정과 장기집권 구도를 강화하는 다목적 카드를 갖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올해 김정은 체제는 현재 긍정적 여건을 기반으로 장기집권 구도의 원년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 설득력을 갖는다.
자위권 차원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
그러나 금년도 김정은 정권의 전망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내외 정보기관에서 분석한 2016년 북한정세는 김정은 체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딜레마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북한 내 대변혁이 초래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예컨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더욱 심화된 빈부 격차를 비롯해 도시와 농촌 간의 깊은 위화감, 공직자의 부정부패 같은 고질적 병폐가 자칫 반정부 폭력투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김정은에 의해 숙청과 처형 된 피해자그룹이 민심을 등에 업고 큰 변혁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가족력 있는 순환기·혈관 계통의 건강악화로 인해 김정은 신변에 큰 변화를 예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변수요인을 제외하고 보면 김정은 정권은 앞으로 장기집권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며 민족분단은 100년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김정은 체제는 장기집권을 시도하는 가운데 통일문제에 대한 영향력 확보에도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통일을 위해 누구와도 대화하겠다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올해 김정은이 북한식 통일을 지향하는 정책 방향을 잡는다면 통일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70년이 넘도록 통일이 실현되지 못한 이유가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후략)
출처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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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18-01-16 1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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