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일진흥원 : 북한의 비핵화 위한 대응 방안

황인표

혹한과 침묵 속에 있을 전방 지역이 새해 벽두부터 시끄러울 듯싶다. 북한의 갑작스런 핵실험에 대해 우리가 즉각적으로 대북방송 재개를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북한이 대북 방송에 대해서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가장 직접적인 타격 방안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공조 주장은 설득력 보여줘

지난 8.25남북 합의가 있은 지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그 합의문에 있는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한 꼴이다. 안보비상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더하여 어렵사리 합의되어 전향적 남북관계를 기대하던 국민들은 심각한 우려 속에 있을 터다.
우리 정부의 대응 일성인 ‘대북 방송’ 카드는 그 적절성에 대해서 항간에서 약간의 서로 다른 목소리도 있다. 국가존립에 대한 위협이 되는 도발에 대해 심리전에 그치는 선전방송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부터가 모양새가 맞지 않다는 입장이 대체적인 것으로 보인다.
1차원적 대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북한은 다음날 비난 성명을 발표하였다. 흔히 ‘삐라’로 통하는 대남전단 살포와 무인정찰기도 보냈다. 다시 냉전시대의 양상으로 돌아간 형국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해야 하겠지만, 그만큼 우리 정부가 그 동안 북한의 핵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에 소홀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는 이유이다.
북한은 자신들의 핵실험이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번 4차 핵실험이 기존의 핵실험이냐 새로운 수소폭탄실험이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정보부재 문제도 거론된다. 기술적 정보 부재뿐만 아니라 이상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는 중에 미국과 일본은 사전에 감지하고 소통을 한 것 같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실이라면 우리가 소외된 것이 아닌가에 대해서도 확인할 일이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주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들이 정한 스케줄대로 진행되는 것 같지만, 시기적으로 국제관계 속 역학 공조의 빈틈을 적시에 노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금의 국제관계를 개략적으로만 보더라도 소련과 미국은 시리아 사태로 대치 형국이다.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무력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관계가 오묘한 시점을 활용하였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속에서 복잡다기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일부에서‘핵주권’을 갖자는 주장도 논의되는 모양이다. 그것은 다소 무책임해 보인다. ‘강 대 강’의 극한 상황 속으로 몰고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공조에서 찾으려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보여준다.

‘북핵 전담’태스크포스 가동 필요

그 핵심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 중국이 중유(연료)와 식량지원이라고 하는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핵문제가 나올 때마다 중국을 바라보는 형국이 되는 이유다. 그런데 중국의 태도가 예전과는 다르다고 하나, 이번에도 결국 대화로 해결하자고 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주변국들의 역학 관계로만 해결하는 것 역시 한계가 있어 보인다.
모든 영역에서 그렇듯이 문제는 드러나는 순간 복잡하고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현 상태대로라면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 관련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하겠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북한이 핵실험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미 북한이 핵 카드를 만지고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있었으면서도 우리가 북한의 행동에 따라 이렇게 흔들리고 요동치며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에 있다
따라서 외교적 노력과 국내적 역량을 결집하여 근본적 해결책 마련을 위한‘북핵 전담’태스크포스(task force)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북핵을 위한 6자회담 대표 업무를 포함한 국내외 북핵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통합하여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직보 체제를 구축하여 의사결정의 신속처리를 담보해야 한다.
북한 핵의 다른 유형,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한 소형핵탄두에 대한 대응도 포함되어야 한다. 북핵 관련 정보 전담은 당연하다.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외교적 물밑 작업도 전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란의 핵 협상과정에 대한 연구를 하되, 북한만의 독특한 상황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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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통일신문 www.unityinfo.co.kr/sub_rea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