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용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며 전 세계에 대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용납할 수 없는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북한의 태도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대북제재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공개적 책임공방 벌이는 양상
이어 한·미동맹의 공조 등을 통한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조치 마련은 물론 미국의 전략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억제력을 포함한 연합방위력 강화를 통한 북한의 도발자체를 무력화 시킨다는 점도 역설했다.
아울러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면서 “앞으로 중국이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중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수소폭탄이 터진다”고 연출한 4차 핵실험이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파열음만 증폭된 채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 핵실험을 두고 미·중 양국이 공개적으로 책임공방만 벌이는 양상이 대북제재 방한과 수위를 놓고서도 기 싸움이 예상되는 느낌이다.
죤 케리 미 국무장관은 4차 핵실험 직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특별한 대북 접근법이 있었고 중국에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여지를 주며 동의하고 존중해 왔다”며 북핵문제에 관한 책임을 중국측에 떠넘기는 순서로 문제해결의 방법을 강조했다.
미국에 팽배해 있는 중국 책임론에 대해 중국 화춘임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케리 장관의 발언에 관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거대한 노력을 해 왔다. 한반도 핵문제의 유래와 문제는 중국에 있지 않으며 해결에 키포인트도 중국에 있지 않다”고 반박함으로써 미·중간의 분명한 입장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북한 핵 도발을 행사하라는 주장이다. 반면 중국은 북한이 오늘날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 실질적 배경은 미국에 있는 만큼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화 민족주의 사상이 강한 관영 환구시보는 9일 사설을 통해 북핵문제는 핵무기로 안전을 보장하려는 북한에 그릇된 선택에도 원인이 있지만 북한에 불만을 키워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원인이 크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15일 한·중 국방정책 실무회의에서도 중국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참석할 것이지만 고강도 제재에 까지 찬성한다는 것은 아니라면서 사드배치 문제는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한반도 비핵화 실패는 큰 파장 예고
미국은 북한의 핵 도발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이 대북석유수출 중단과 식량지원을 중단하라는 외교적 조치를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이에 중국은 북한 핵문제에 관한 한 미국이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이번에도 심각한 마찰로 이어졌다. 이러한 미·중간의 북핵문제 해법의 구조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북한 핵 도발에 대한 해결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한·미동맹차원에서도 북한 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어둡게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국무부에서 오랫동안 한·중·일 정세분석을 담당했던 존 메릴 전 국무부 조사국 동북아 국장은 국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동 문제와 올해 대통령 선거가 있어 북한 핵 문제에 깊이 관여할 방법을 찾을 능력이 없다”며 “한국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의미를 짚어 볼 대목이다.
존 메릴 전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능력 증강을 무시해 온 이유에 대해 “미국 사람들은 북한이 결국에는 붕괴할 것이고, 그러면 북핵문제가 사라질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에 오랫동안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표출된 미·중간에 대북제재문제와 해결방법의 차이는 한반도 비핵화 조치에 근본적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보여 주고 있다.
북핵 문제는 우리정부의 독자적 해결방도가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북한 핵 도발에 대한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국제공조 특히 미·중 양국의 긴밀한 공조를 이끌어 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미중의 전략적 이해관계로 한반도 비핵화가 실패하면 그 책임은 엄청난 파장을 예고하게 되기 때문이다.
(후략)
출처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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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18-01-16 1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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