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내부 상황도 크게 변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는 사실상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화약고의 불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남북문제는 여유를 가지고 풀어나가야 한다. 냉정을 되찾고 새로운 대북정책으로 전환해 나가는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
2016년의 남북관계는 험로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16 김정일 생일이나 5월 당 대회 전 혹은 미국의 새 정권이 가시화되기 전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맞춰 북한은 인공위성을 주장하며 로켓발사 시험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시야를 돌리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교착시키고 있는 핵심 문제에 바로 접근하는 것이다. 북한은‘이것이’근절되지 않는 한 결코 핵을 포기하거나 그 개발을 중단하기를 기대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바로 한미양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다.
북한의 핵능력 확대를 저지하고 핵 포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한미합동군사훈련 등 북한이 제기하는 이른바 대북 적대시정책의 부분적 축소나 중단 등의 조치가 검토되어야 한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잠정적인 중단·축소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중단을 서로 주고받는 전략이다. 일종의‘동결식’상황 타개 접근인 셈이다.
남북문제는 유연성이 필수이다. 유연성을 완전히 배제한 강경책만으로는 한계가 많을 수밖에 없다. 남북문제는 강온 양면 정책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상응조치를 취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악순환만 초래하는 협상만으로는 안 된다. 쌍방 모두 책임회피라는 비난을 사서는 안 된다.
앞이 보이지 않는 한반도정세를 정상화시키고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각의 틀을 바꿔야 한다. ‘위기 속의 기회’는 분명히 있다. 이런 변화를 추구하지 않아도 남북관계 관리에 대한 각각의 정치적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다시 대화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김정은 체제는 남북교류협력이나 대북지원 사업 등에서 확실히 과거와는 다르다. 김정일 시대에는 상당부분 실리를 중요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명분이나 자존심을 더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는 앞으로 30~40년 통치를 이어 가겠다는 구상이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장기적 관점에서 자신들이 주도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바로 명분이나 체면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것도 꼬인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남북관계를 주도하고 주민들에게 김정은의 리더십을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환경도 문제다. 미국 대선인 11월까지 오바마 정부는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의 현상유지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공산이 크다. 공화당에 공격받는 빌미를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고강도 무력시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엔의 제재를 피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의 심기를 건드리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등의 군사적 행동을 간헐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다.
2016년 한반도는 갈림길에 서 있다. 남북 대화가 결실을 보면 화해분위기가 급격히 조성될 수 있다. 그러나 남북대립국면이 길어지면 북한의 도발로 군사적 위기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그밖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가능성은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또 하나의 변수다.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제시할 정책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략)
출처 :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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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 2018-01-16 10: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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