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일진흥원 : 대북한 전략의 신 구상 필요하다

이상철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대내적으로 일대 선전선동을 통한 주민들의 자부심 고취와 함께 민심안정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강력한 핵 도발은 내치목적, 대미 대남도발, 대남체제경쟁을 의식한 것이다.
특히 미중의 최근 대립상황 하에서 북한이 중국 진영의 최전선에 위치하는 전위부대로서의 역할을 자임하여 그 임무를 수행하고 전 세계에 홍보함으로써 대중국관계를 과거의 특수 관계로 복원하려 한 점이 엿보인다.
그동안 중국내에서조차 중국과 북한의 국가관계는 더 이상 특수한 관계가 아니며 보통의 국가관계라고까지 하면서 공식적으로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경계하여 왔다. 북한을 보통의 국가관계로 바라보는 중국의 관점은 한국사회에 커다란 반응을 불러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미국중심의 국제정치질서가 중국의 고속성장을 통하여 미중 양대 세력이 세계 1, 2위의 슈퍼파워로 경쟁하는 G2체제를 형성하면서 중국이 잠시 보여준 자신감의 한 부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중국의 북한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상당한 변화의 기류가 일기 시작한 것 같다. 북한이 최근 4차 핵실험 감행과 미중 간 군사적 갈등의 고조를 통하여 오히려 북·중간의 군사적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면서 과거의 혈맹관계 쪽으로 자신의 위치를 한 발짝 돌려놓고 있다. 미중 대립구도를 이용하여 중국에게 북한의 존재감과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재확인시켜주고자 하는 북한의 전략이 일정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 목적 중의 하나는 김정은 정권에게 절대적이고 매우 근본적인 문제로서 북한 정권 자체의 존립기반을 공고하게 하기 위한 내치목적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북한 정권이 금번 과감한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발사를 통하여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반응을 유발하고 미중 간의 첨예한 대립구도를 부각시킴으로써 한미진영 대 북·중진영의 전반적 대결프레임을 가시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한·미 대 북·중의 대결프레임은 마치 과거 미소 간 양극체제 하에서의 남북분단 상황처럼 남북한의 분단구도를 확실하게 설정, 구조화하여 북한주민들의 남한사회에 대한 관심과 남북한 주민들 간의 심리적 접근을 차단하여 선을 확실하게 했다. 이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충성심을 재유인하고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봉남통민(封南通民)의 내치목적 전략이 숨어 있다. 북한의 봉남통민의 전략은 결국 우리 정부의 그동안 지속적인 노력을 통한 통일정책과 대북지원에 따른 통일기반조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성과들을 잠식할 우려도 크다.
한국은 미국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넘어서서 신뢰 동맹관계로 발전하면서 경제와 군사 모두 매우 높은 수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 강화시켜 왔다고 할 수 있는 반면, 중국과는 경제적으로 대중국수출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졌다. 자유무역협정 체결과 함께 경제협력관계가 빠른 속도로 구축되어 왔지만, 군사적으로는 북한문제가 가로놓여 있어 복잡하고 다른 갈등요인도 잠복되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으로서 대중국수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경제적, 사회문화적으로 한중관계를 더욱 고도화시켜 한·중 간 우호적 경제사회문화관계가 대립적 군사관계를 압도하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한편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분리, 고립시키는 전략과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란 점이다.

(후략)

출처: 통일신문www.unityinfo.co.kr/sub_rea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