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일진흥원 : 남북평화로 가는 길, 원점에서 출발하자

박찬석

남북한 분단 이래로 실시한 각자의 정치교육은 또 다시 진가(?)를 발휘했다. 남과 북이 그리도 싫어하면서도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10년 이상 지속해 오다가 2016년 2월 완전히 폐쇄했다.

전쟁대비 해야 하는 시대 돌아왔나?

남북한의 구성원들은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서 20세기를 보내고 나서도 21세기 이후에도 늘 시련이 앞섰다. 그런 시련에 무감각해 지는 것은 다 현실의 척박함에서 오는 것일 수 있다. 정치교육도 여기서 한 몫 하여 남북한의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비난하고 미워하는 강도는 도를 넘고 있다. 이처럼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고, 불신하고, 자기 통일방식대로 끌어 들이고, 아전인수로 비난하고 그런 전반적인 활동이 남북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안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남북정권들은 상대방을 미워하게끔 교육, 문화, 정책을 통해 서로를 악용하고 지탱하여 왔다. 이는 밀림의 연리지, 연리목, 연리근처럼 남북한에 대해 갈등을 편승하면서 많은 군상들이 자기만 살 궁리를 하게 만들었다. 그러한 날들의 연속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6년 2월 10일 이후 남북한 경제통일의 끈은 떨어지고, 서로 비난하는 1997년 이전으로 되돌아갔다. 통일을 말하면서 상대방을 끝까지 멸망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타당하게 되었다. 안보를 말하면 철통같이 전쟁대비를 해야 하는 그런 시대가 다시 돌아 온 것이다.

정부나 여당은 국민들에게 북한의 침략과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을 노골화 하는 사실을 통해 거침없이 반북 의식을 갖추어야 하는 대동단결을 외친다. 야당도 이에 질세라 북한 자멸론을 내세우며 국민들에게 북한의 침략책동에 대해 철저히 응징태세를 갖추자고 말한다. 우리 정치권의 책임 있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단정 짓는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자. 우리에게는 서희라는 외교관도 있었고, 사명대사라는 종교지도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전쟁을 예방하거나 수습하는 탁월한 애국심을 작동시켰다. 이런 위대하고 침착한 역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현재와 비슷한 형국에서 신라와 발해는 당나라 과거 시험장에서도 서로 누가 많이 급제하였나를 가지고 경쟁하는 추태를 보이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 후자처럼 사라지는 길을 택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남북시민·지식인들 방법을 찾을 것

그렇지만 한편으로 보면 이제야 한반도의 평화는 분단과 갈등을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다시 원점에서 출발하게 된 것이다. 동토의 한반도를 봄은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 회의적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더 극심한 갈등도 이겨 냈다. 개성공단 폐쇄, 금강산 광관 중단보다 더 극심한 보다 더 큰 갈등을 한반도 구성원들은 이겨냈다. 그렇기에 더 거칠어지지 말고 신뢰를 다시 말하고 행동했으면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일은 누가 할 수 있을까? 그 일은 바로 남과 북의 시민들이다. 지식인들이다. 언어는 사고, 즉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깊은 갈등의 골짜기를 거쳐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을 만들었던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때가 되면 다시 열릴 것이다.

그 때는 소 떼가 올라가지 않아도 남북한의 지도자들의 언어에서 사고하고 행동하여 방법을 찾을 것이다. 이제 좀 냉정하게 남북의 구성원들은 지도자들에 대해 생각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선택하고 국민들이 세상을 열어가는 것이다. 이를 잊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남한은 물론 북한의 지식인들도 이제는 더 이상 역사의 수동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는 바로 국민들의 역사인 것이다.

(후략)

출처 : 통일신문 www.unityinfo.co.kr/sub_read.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