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일진흥원 : 비스마르크와 독일 통일

<정복규 전북협의회 통일교육위원>

독일은 19세기까지 신성로마제국이라는 이름으로 서유럽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크고 작은 나라들의 연합체에 불과했다. 이 중 프로이센이 가장 큰 나라였다.
통일에 불을 지핀 것은 1861년 빌헬름 1세가 프로이센의 왕에 오르면서부터다. 그는 통일 독일에 대한 자신의 정책을 추진할 사람으로 비스마르크를 지명했다. 따라서 독일 통일의 주인공은 황제 빌헬름 1세와 비스마르크인 셈이다.
비스마르크(Otto Eduard Leopold von Bismarck,1815~1898)는 법학을 공부한 뒤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1847년 프로이센 의회의원에 당선되어 정계에 진출했다. 1848년 베를린에서 혁명이 일어나자, 그는 반(反)혁명파로 활동했다. 1851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독일연방의회에 프로이센 대표로 참석한다. 이때부터 독일 통일을 위해서는 ‘오스트리아를 배제해야 한다’는 ‘소(小)독일주의’ 통일관을 가지게 되었다. 이후 러시아 주재 대사와 프랑스 주재 대사를 거치면서 국제적 외교 감각을 지닌 정치인으로 성장하였다.
1862년 9월 프로이센 총리가 된 오토 폰 비스마르크는 국회에서 일장연설을 한다. “독일권이 주목하는 것은 프로이센의 자유주의가 아니라 권력이다. 오늘의 문제는 언론이나 다수결을 통해서가 아니라 쇠와 피를 통해서만 결정된다”는 유명한‘철혈(鐵血)연설’을 한 것이다.
그 뒤 1871년-1890년까지 독일제국의 제국재상으로서 유럽 외교무대를 주도했다. 3제 동맹, 독일-오스트리아 동맹, 3국 동맹, 이중 보호조약 등 수 많은 동맹과 협상관계를 체결했다. 1877년 러시아-투르크 전쟁이 발발하자 베를린 회의를 주재하여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였다.
비스마르크는 군대 개혁을 단행하고, 자유주의자들이 지배하고 있던 의회의 기능을 4년간 정지시켰다. 국민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고 국방력을 증강했다.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군비를 확장하여 1864년 덴마크를, 1866년 오스트리아를 제압하였다. 이후 일으킨 프랑스-프로이센 전쟁(1870년-1871년)에서 승리하여 독일 제국을 선포, 통일을 이룩하였다.
비스마르크는 오스트리아를 공격해 7주 만에 승리를 거두었다. 북독일 연방을 조직하기 위해 하노버와 그 근방 지역을 병합하면서 독일 통일의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를 격퇴하고 1871년 1월 18일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황제 즉위식을 올렸다. 그 뒤 비스마르크는 통일 공로자로서 독일 제국 제1대 수상에 임명된다. 그는 집권한지 10년이 못되어 프랑스를 쳐부수고 통일 독일을 이룩했다. 외교적인 수완을 발휘하여 신생 독일의 입지를 든든하게 만들었다.
그는 민족주의가 만연하고 제국주의가 팽배하던 19세기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독일의 위상을 확립하고 국제정치를 조정했다. 의회를 경시했으나 민주주의 선거권을 지닌 제국의회를 일궈냈다. 노동자 운동에 맞서 투쟁하는 와중에도 과감하게 사회복지 국가의 건설을 외쳤다.
비스마르크는 하나의 통일국가로서 프로이센을 준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독일 역사에서 최초로 통일을 이룩했다. 반면 전쟁과 피에 의존한 독재자이자 나치정권 기원이라는 비난도 쏟아진다. 제3제국 나치 독재의‘개척자’라는 오명도 여전하다. 비스마르크는 1890년 빌헬름 2세와의 정책 갈등으로 사직, 정계 은퇴를 하였다. 그 뒤 1898년 7월 30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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