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지금 중국은 다시 한반도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우리 못지않게 중국에도 북한은 고민거리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며칠 전 베이징에서 만난 10여명의 중국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문제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미 여러 차례 밝혔듯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국익과 연관돼 있어 보였다.
북한의 주요 핵시설이나 실험장이 중국 측 동북지방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사소한 핵 관련 사고가 미칠 직접적이고 치명적 영향을 고려하면 잠시도 안심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인 학자들은 북한 당국이 과연 핵무기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핵무기나 기술을 제 3국에 이전할 가능성은 없는 것인가 하는 우려사항이 적지 않다
중국 정부는 만에 하나 테러세력 손에 핵무기가 들어갈 가능성도 염두 해 두는 듯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 1비서가 오는 9월 3일 항일전승절 기념행사에 중국을 방문할 것인가도 베이징의 주요 관심사였다.
중국은 그가 방중해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면 적어도 비핵화와 관련한 적절한 선물을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보유 열망과 실제 고도화 수준이 더욱 높아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은 낮고 앞으로 한동안 북한과의 경색된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떤 해법을 갖고 있을까.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의 안정성 평가와 관련해 김정은 정권이 군사, 경제적으로 점점 더 강해지고 있는 것에 주목한다.
한마디로 외부세력의 도움 없이도 심지어 중국의 지원 없이도 체제가 견딜 만 하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단기간 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북한을 제재만 하고 고립시키는 것은 내부 강경 보수 세력의 입지만 강화시켜주는 등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인식이 강하다.
북한정권의 핵개발 집착은 외부적 세력에 대한 대응이고 이 같은 적대의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교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북한이 스스로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도록 교류협력 폭을 넓혀 나가고 중단 없이 개방의 길을 걷도록 자극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특히 개방 정책의 상징인 경제 특구의 성공이 내부 개혁에 미친 중국의 역사적 경험을 근거로 김정은 정권에도 경제 특구와 같은 프로젝트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런 자신감이 지속적인 개혁, 개방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나아가 북한체제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쩌면 우리보다 더 핵문제 해결이 절박할 수 도 있는 중국이 전문가들 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는 결국 군사안보적 이슈가 양 국 간 경제 교류 협력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제재는 준수하면서 특히 양국 주민의 민생 개선과 관련된 교역이나 경제 협력은 오히려 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중국에도 북한과의 활발한 경제교류는 낙후된 동북지역 개발과 성장을 위해서도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후략)
통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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